지역축제는 어떻게 무형문화재 보존의 장이 될 수 있을까?
무형문화재는 시대를 초월해 전승되어야 할 소중한 문화 자산입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주로 기능보유자의 전수를 통해 이어져 왔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지역 주민 참여와 관광 연계를 중심으로 한 축제 형태가 무형문화재 보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축제는 무형문화재의 전시, 공연, 체험, 교육 등을 한 자리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장이 되어, 보존과 홍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진도와 보령은 각각의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통해 자치단체 주도의 무형문화재 보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진도는 진도 신명 나는 민속예술축제와 진도아리랑을 중심으로, 전통예술을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보령은 보령머드축제와 연계한 지역 전통문화 홍보 프로그램을 통해 남포 들노래, 보령 기지시줄다리기 등 지역 무형문화재의 가치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진도와 보령이 지역축제라는 행사를 통해 무형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지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의 특성과 행정적 접근의 차이, 그리고 무형문화재의 현대적 전승 방식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진도의 축제 기반 무형문화재 보존 방식: 전통 중심 체험과 공연의 정착화
전라남도 진도군은 ‘전통문화의 본향’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강강술래, 진도씻김굿, 진도아리랑, 진도홍주 등 다양한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지역입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진도군은 매년 ‘진도 민속문화예술축제’와 ‘진도아리랑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는 무형문화재 보존을 위한 현장 중심 전시와 시연, 참여형 체험 행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진도의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진도 신명 나는 예술축제’는 강강술래 시연과 씻김굿 공연, 민요 체험, 아리랑 합창 대회 등을 포함하여 무형문화재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수자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하여 실시간으로 기술을 전시하고 해설까지 함께 제공함으로써, 축제가 단순한 관람 중심이 아닌 교육과 전승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진도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더불어 진도군은 축제 이후에도 관광형 무형문화재 체험 관광코스를 운영하여, 축제 기간 외에도 지속적인 체험과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축제를 보존의 시작점으로 삼고, 지속 가능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가는 방식은 무형문화재 보존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예산의 제한, 기능보유자의 고령화 문제, 축제 참여 인력의 부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보령의 축제 기반 무형문화재 보존 방식: 현대형 관광 콘텐츠와 융합 전략
충청남도 보령시는 전통적인 문화도시라기보다는 머드 축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관광 도시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보령시 또한 기지시줄다리기, 남포 들노래, 보령 상여소리 등 다수의 지역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머드축제 및 지역 소규모 축제와 연계하여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기지시줄다리기 재현행사입니다. 보령시는 머드축제 기간과 겹치지 않는 봄철에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를 별도로 개최하며, 이때 보령의 전통 농경문화와 공동체적 전통을 현대 관람객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VR 줄다리기 체험, 아이들을 위한 미니 줄다리기 경연, 보령 민속장터 재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령시는 축제 콘텐츠에 디지털 기술과 외부 공연기획자를 도입하여, 무형문화재를 현대적 퍼포먼스와 접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포 들노래는 지역 음악가와 협업하여 퓨전 국악 공연 형태로 무대에 오르며, 지역 청년 예술가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통을 기반으로 한 문화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젊은 세대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와 접근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령의 보존 방식은 체계적인 전승보다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축제를 통해 무형문화재가 널리 알려지기는 하지만, 기능 자체의 깊이나 원형 보존의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기능보유자 양성과 전수 교육에 대한 투자가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보존과 활용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축제는 가장 강력한 전승 무대가 됩니다
진도와 보령은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축제를 활용한 무형문화재 보존 방식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진도는 전통 중심의 공연과 체험으로 무형문화재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교육과 전승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보령은 현대 콘텐츠와의 융합을 통해 무형문화재를 대중화하고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각 지역의 문화정체성과 관광 인프라, 행정 철학의 차이에서 기인하며, 어느 쪽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서로 보완 가능한 모델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진도의 방식은 보존의 본질을 강조하고자 하는 지역에 적합하며, 보령의 방식은 문화의 확산과 산업화 측면에서 참고할 만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축제가 단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축제를 기점으로 한 교육, 전수, 디지털 기록, 후속 프로그램까지 연결되는 지속할 수 있는 보존 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방정부 간의 사례 공유와 협업을 통해 전국적인 무형문화재 보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축제는 사람을 모으고 문화를 퍼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그 중심에 무형문화재가 있다면, 우리는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잇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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